1.03.2013

주진우





깡마른 사내

악다구니에 받친 듯 
작은 입술을 앙 다물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깡마른 사내가 있었다. 




외줄

그는 매일 
외줄을 타듯 
금기된 곳을 넘나들고 있었다. 

그들은 악밖에 남지 않은 듯한 
깡마른 사내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는 그들로부터 
회유도 받았고 
협박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앙다문 두 입술은 
결코 이완되는 법이 없었다. 




앙다문 미소 

우리 모두가 
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어려운 길로 가냐고
왜 그렇게 외롭게 투쟁하냐고
그들과 적당히 행복해 질 수는 없냐고

그는 여전히 다문 입술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앙다문 침묵은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물어야 했던 
재갈의 족쇄를 풀기 위해 
그렇게 그 길 위에 서 있다고 

그 족쇄가 풀리는 날

그의 앙다문 입가에 미소가 번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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